세입자가 짐을 빼고 간 빈집에 처음 들어서면, 집주인은 도배나 장판보다 먼저 문에 눈이 갑니다. 현관에서 방, 방에서 화장실로 이어지는 문들이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부천처럼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이 섞여 있고 소형 평수 세대가 많은 도시에서는 이런 장면이 아주 흔합니다. 방이 두세 개뿐인 작은 집은 문 하나가 차지하는 인상이 그만큼 크고, 문이 낡아 보이면 집 전체가 낡아 보입니다.
이 이야기는 부천에서 작은 평수 세대를 임대하던 집주인분의 상담에서 출발합니다. 몇 년 살던 세입자가 퇴거하면서 집은 크게 상한 곳 없이 돌려받았는데, 막상 비어 있는 집을 둘러보니 문만 유독 눈에 걸렸다고 하셨습니다. 벽지는 아직 쓸 만했고 바닥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하얗던 문이 세월을 따라 누렇게 바뀌고 손이 닿는 자리마다 때가 앉아 있었습니다. 도배와 장판을 전부 새로 하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다음 세입자를 맞기에 이대로 두기도 애매한 상태였습니다.
이럴 때 집주인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문만 따로 손봐도 티가 나느냐"입니다. 답은 대부분 그렇다입니다. 작은 집일수록 문과 문틀이 시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벽을 건드리지 않고 문만 정리해도 방 전체가 한결 단정해 보입니다. 새 문으로 바꾸는 일은 문틀 치수와 문짝 규격을 맞춰야 하고 철거 과정도 있어 일이 커지지만, 상태가 괜찮은 문이라면 표면만 새로 입히는 도색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짝의 틀어짐이나 심한 파손이 없는지는 방문해서 직접 여닫아 보고 판단합니다.
집주인분이 걱정한 또 하나는 도색 중에 바닥과 벽을 더럽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미 도배를 새로 할 예정이라면 벽은 덜 신경 쓰이지만, 장판이나 마루를 그대로 둘 계획이라면 바닥 보호가 훨씬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작업 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마스킹, 즉 칠하지 않을 곳을 테이프와 비닐로 가리는 일입니다. 문틀과 벽이 만나는 선, 문 아래 바닥, 손잡이와 경첩 주변까지 차례로 덮습니다.
사진 속 현장처럼 바닥을 덮어 두면 도료가 튀거나 흘러도 장판에 닿지 않습니다. 이 단계가 허술하면 나중에 문은 깨끗해졌는데 바닥에 얼룩이 남는 일이 생깁니다. 마스킹에 들이는 시간이 전체 작업에서 결코 짧지 않은 이유입니다. 소형 평수라 문 개수가 적어도 이 순서는 똑같이 지킵니다.
집주인이 빈집에 와서 작업을 지켜보는 경우는 드물지만, 일정은 꼭 알고 싶어 하십니다. 다음 세입자 입주일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도색은 칠하는 시간보다 마르는 시간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도료를 한 번 바르고 나면 표면이 만져도 될 만큼 굳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다시 한 번 덧바르려면 그 사이를 기다려야 합니다. 겹쳐 칠해야 색이 균일해지기 때문에, 하루 안에 모든 공정을 끝내는지 이틀에 나눠 하는지는 문 개수와 기존 표면 상태, 날씨와 습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환기는 작업 내내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빈집이라도 창을 열어 공기가 흐르게 해 두어야 도료 냄새가 빨리 빠지고 건조도 고르게 진행됩니다. 다만 비 오는 날이나 습한 날에는 오히려 창을 열면 습기가 들어와 건조가 더뎌질 수 있어, 그날 날씨를 보고 환기 정도를 조절합니다. 작은 집은 공기가 금세 차기 때문에 환기가 더 중요합니다. 작업을 마친 뒤에도 문을 바로 여닫지 말고 표면이 충분히 굳을 때까지 기다리도록 안내드립니다. 완전히 마른 뒤에 쓰기 시작해야 손자국이나 눌림이 남지 않습니다.
“도색은 칠하는 날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승부를 가릅니다. 입주일을 정해두셨다면 건조 시간부터 거꾸로 계산해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박한철 수리터
부천에는 연식이 오래된 건물과 비교적 새 건물이 함께 있어서, 방문 상담을 하다 보면 세대마다 문의 상태가 크게 다릅니다. 오래된 집에서는 흰색이던 문이 세월에 누렇게 바뀌고, 현관 쪽 인터폰이나 스위치 주변처럼 손이 자주 닿는 자리에 얼룩이 남아 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런 문은 새로 사는 것보다 표면을 정리하고 도색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도색 전에는 표면의 때와 기름기를 닦아내고, 긁히거나 패인 곳은 메워 평평하게 다듬습니다. 이 준비가 부실하면 아무리 좋은 도료를 써도 결 사이로 얼룩이 비쳐 보입니다. 인터폰이나 스위치처럼 떼어낼 수 없는 부품은 주변을 꼼꼼히 가려 도료가 묻지 않게 합니다. 문틀이 눌렸거나 물을 먹어 부풀었다면 도색만으로는 부족해서 보수를 먼저 해야 하는데, 그 판단은 직접 보고 안내드립니다.
문 도색은 큰 공사가 아니어서 일정이 비교적 유연하지만, 몇 가지만 미리 정해 두면 상담이 훨씬 빨라집니다. 첫째는 색입니다. 기존과 같은 흰색으로 맞출지, 아니면 분위기를 바꿀지 정해 두면 좋습니다. 임대용이라면 어떤 세입자가 와도 무난한 밝은 색을 많이 고르십니다. 둘째는 범위입니다. 문짝만 할지, 문틀까지 함께 할지에 따라 마스킹 범위와 작업 시간이 달라집니다. 문짝만 새하얗고 문틀이 누런 채로 남으면 오히려 어색하기 때문에, 문틀까지 같이 정리하는 쪽을 더 권해 드립니다.
셋째는 접근입니다. 비어 있는 집은 열쇠나 비밀번호 전달 방식, 관리실 사전 연락 같은 부분을 미리 확인해 두면 방문 당일 막힘이 없습니다. 부천 지역은 방문 상담이 가능하니, 집을 직접 둘러보며 문 개수와 상태를 확인하고 싶으시면 사진을 먼저 보내주셔도 됩니다. 사진만으로 대략 가늠이 되고, 정확한 작업 범위와 비용은 현장 상태에 따라 달라져 방문하거나 사진을 확인한 뒤 안내해 드립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문 도색은 다른 보수와 순서를 맞추면 훨씬 수월합니다. 도배나 장판 교체가 예정돼 있다면 보통 문 도색을 먼저 하고 마지막에 도배를 하거나, 반대로 도배를 마친 뒤 문을 칠하는 방식 중 하나를 고르게 됩니다. 문을 먼저 칠하면 벽에 도료가 묻어도 도배로 가릴 수 있어 마스킹 부담이 덜하고, 도배 후에 칠하면 벽지를 지키는 마스킹이 더 꼼꼼해야 합니다. 어떤 순서가 편한지는 집 상태와 일정에 따라 달라서 상담 때 함께 정하면 됩니다.
다음 세입자를 맞기 전, 큰돈을 들이지 않고 집의 인상을 바꾸고 싶다면 문부터 보시는 것이 순서일 때가 많습니다. 소형 평수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상태가 어떤지 모르겠다면 문 사진 몇 장만 보내주세요.